중학교 방송반 시절 교내에 울리는 내 목소리와 내 프로그램에 스스로 매료되어 열 번 모니터링 했고
고등학교 편집부 시절 내 학창시절을 바친 책 세 권 첫사랑에게 선물 주며 "내 모두야."라고 말했고
대학교 방송국 시절 PD170과 애인삼아 밤샘취재하고 아침 해장국 한 그릇으로 리포팅 목을 깨웠다. 교양관 입구 모니터의 내 얼굴 보는 낙으로 살았다.
2003, 미디어와 언론 공부에 맛들린 대학교 일 학년, 지상파 방송국 보도국장과 중앙일간지 편집국장들에게 메일을 썼다.
"저 나중에 당신의 자리에 가고 싶습니다. 영혼이 살아있는 게이트키퍼, 편집국장 될래요. 어떡하면 되지요?"
MBC와 동아일보 편집국장님들로부터 친절하고도 명료한 답변이 왔다. "먼저 기자가 되세요."
공부를 시작했다. 아랑에 있는 글은 거의 빠짐없이 읽었다. 대학 이 학년 때부터 시작한 기자 스터디는 내가 항상 막내였다.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와 '보도가치를 높이는 TV 뉴스 문장쓰기'는 내 군생활 간 성경이었다.
정말이지 멋진 기자 되고 싶었다.
진리를 진리답게 보도하는 기자가 되어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기사 쓰고 싶었다.
쓰러진 강제 철거민과 단식하던 철도노조 여승무원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한국 아저씨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 빼앗긴 태국 여자 아이들의 눈동자를 전해주고 싶었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의 한 컷 영상이 종전과 평화의 시발점이 된다면, 내가 그 자리에 가도 좋았다.
그러나 지금, 뉴스를 위한 언론사 입사 준비는 그만하련다.
언론인과 대중의 경계는 허물어졌다. 대형 언론사의 정보는 싸지만 걸러내야 하고, 고급정보는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지금까지'이다. 앞으로 우리 모두는 고급정보를 싸게 획득할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확산성과 가격 유연성 때문에 그렇다. '1인 1매체화, 1인 방송국, 1인 신문사, 2020년 방송기자 소멸'을 주장한 빌 게이츠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 우리는 언론사에 입사하지 않더라도 한 명의 움직이는 미디어으로서 사는 것이다. 언론고시에 합격한 사람들의 기사나 똑똑한 대중 가운데 한 명의 분석이나 수준은 비슷해질 것이다.
아랑을 볼 수록 이런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토론게시판>에 가 보면 어떤 미디어에서도 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분석력과 촌철살인의 글들을 볼 수 있다. <현직게시판>을 읽어 볼 수록 대형 미디어 기업의 데스크를 통한 기사 전달의 한계는 더욱 명확해진다.
Ethical Market Media(http://www.ethicalmarkets.com/)는 그 홈페이지에만도 에너지가 넘친다. 정보의 생산자는 긍정적이다. 윤리적인 시장정보를 전달하고 환경보호와 녹색성장에 대해 각종 방법들을 이용하여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소비자는 정보를 소비하며 또다른 정보를 생산하여 홈페이지에 올린다. Ethical Market Media는 노틸러스상과 액시움상을 거머쥔 미래형 미디어로서 상당한 수준의 정보와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내가 '멋진 기자'가 되어 쓰고 싶었던 기사들은 이제 더이상 기사로 보도되지 않을 것이다. 대형 언론사에서는 그 시장성 규모를 따져 보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들만 내보내고, 심층취재 거리가 되는 것들은 PD 수첩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으로 만든다. 그래서 (시장성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더욱 뉴스로서 가치있는 것들을 생산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대형 언론사와 그들을 뒷받침하는 광고주들이 영향력 있는 뉴스를 만들어 사람들을 옥죄었다면
앞으로의 미디어는 규모가 축소되고 더욱 발달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서 사람들에게 자유를 부여할 것이다.
미디어의 존재를 가능케하는 테크놀로지가 그 속성 상 확산되고 접근성도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일 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언론사 입사 시험 준비, 소위 언론고시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 분야의 '의식이 깨어있는' 전문가가 되는 게 좋겠다. 열정있고 의식있는 1인 미디어, 그리고 긍정적인 세상을 향한 책임있는 뉴스. 새로운 좌표와 방위각이다. 시카고 트리뷴 타워 프리덤 뮤지엄에서 본 잊을 수 없는 말이 떠오른다. "언론 없는 자유가 자유 없는 언론보다 훨씬 낫다"
PS. '긍정적인 뉴스'에 관해서라면 아래 출처를 참조하시길.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